Life Hacks

뉴질랜드에서 엑스트라 알바하기

젤리비니 2021. 7. 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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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8년 즈음 제 개인적인 알바 경험 후기담입니다. 😉

 

평소 연기에 아주 쬐에끔(?) 관심이 있던 차에, 어느 날, 한국과 뉴질랜드의 Film Industry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엑스트라 알바도 많이 하던데, 뉴질랜드는 과연 어떨까. 

 

호기심이 발동하면 바로 구글서치로 직행하는 나는 몇가지 키워드를 얻었다. 


Background Actor

Featured Actor


여기서 말하는 백그라운드 액터가 흔히 우리가 아는 엑스트라였다!! 

피쳐드 액터는 대사가 한 두줄 정도 배정되고 메인엑터들 사이에서 화면에 얼굴이 등장하는 정도이니 한국으로 치면 단역인듯 했다. 

 

그러면 이런 백그라운드 액터는 어떻게 일을 구하나 또 다시 구글 서치 ㅋ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한 백그라운드 액터 전문 에이전시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 

https://www.bgt.nz/

 

BGT Actors Models and Talent - Auckland based Actors Agency for Actors, Models. Talent and Extras.

BGT is New Zealand's #1 Talent Agency for Actors, Models, Talent and Extras. Formally known as Background Talent, BGT is located in Auckland, New Zealand and has been supplying talent nationwide from Auckland to Queenstown since 1998. With over 50 years of

www.bgt.nz

에이전시 홍보 포스팅 아닙니당 ㅎㅎㅎ 

 

에이전시 연락과정은 간단하게 웹사이트에서 미팅이 가능한 날짜를 선택해서 접수를 하면 되는 간편한 시스템이었다. 

누구나 나이제한 없이, 경력상관 없이, 인종상관 없이, 심지어 영어실력 상관 없이 일할 수 있는 꿀 알바를 찾아낸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설렘 그 자체였다. 두구두구두구


나이제한 없음

경력 무관

인종 무관

영어 무관


누군가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구인글을 올린다면 분명히 고수익 알바 운운하는 스팸으로 간주하겠지만 정말 사실이다. 

(이 말을 쓰는데 왠지 내가 스팸글을 쓰는거 같은 이상한 생각이 드는건 기분 탓?!)

 

고수익 알바도 맞다. 단지 일의 특성상 자주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무튼 돌아와서, 에이전시에 제출한 폼을 통해 에이전시와 미팅약속을 잡았고 

단정하게 차려입고 정성들여 메이크업을 하고 갔다. (너무 과도한 풀메이크업 보다는 내추럴함이 중요! )

 

에이전시에 들어선 첫 느낌은 꽤 편안했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미리 준비된 폼에 다시 한번 신상정보를 기록하고 다음 과정을 기다렸다. 

처음 에이전시 등록비용이 그때 당시 약 $180NZD 였지만 에이전시 측에서 실제 일을 하면 등록비용을 추후 차감하는 방식도 안내해 주고 있어 처음 한 두번 정도 무료로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때 당시 이미 풀타임잡이 있었고 나는 순수하게 이 알바 자체에 대한 호기심뿐이었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별도의 비용없이 에이전시 측에서 프로필 촬영을 해주었다. 고퀄리티의 프로필 사진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에이전시 시스템에 등록하기에 충분하고 백그라운드 액터로서는 문제없는 정도의 퀄리티였다고 보면 된다. 

 

작성된 폼을 바탕으로 언제 일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나는 주말 밖에 시간이 없다고 했고, 안타깝지만 주말일은 많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일단 한 번 두고 보자는 마음으로 에이전시 시스템 상에서 주말에만 일이 가능하다고 캘린더에 체크해 두었다. 이 에이전시 시스템의 좋은 점을 꼽자면, 등록된 액터가 원하는 시간대와 가능한 시간을 스스로 캘린더에 입력해두고 에이전시는 available한 사람에게 일을 배정한다는 것이었다.

 

운이 좋게도 나는 그 다음주에 바로 주말 일을 배정 받았다. 

 


내가 배정받은 일은 한 우유회사 광고였는데 극장에 관객으로 앉아있는 역할이었다. 그리고 이 역할로 $180불을 준다고 적혀 있었다.

내가 시스템 상에서 일을 받겠다고 승인하자, 에이전시에서는 필요한 의상에 대한 안내와 촬영 콘셉이 담긴 디테일한 자료를 다시 보내주었고 나는 두 벌정도의 의상을 준비해서 약속 시간 맞춰 출근해 극장에 앉아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잠깐 돈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자면, 기억이 정확하다면, 총 $180에서 에이전시 커미션과 세금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손에 쥐는것은 $105~$110 정도 였던것 같다. 

 

촬영 당일, 설레는 맘으로 의상체크 후 촬영장으로 향했다. 뉴질랜드는 한국과 다르게 단체 버스로 집합해서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개인이 촬영장까지 알아서 와야하는 시스템이라 운전과 개인차량이 필수겠다. 

 

촬영장의 분주함이 너무 좋다. 👍 도착하자마자 캐스팅 디렉터 혹은 백그라운드 액터 수퍼바이저를 찾는다고 말했고 어렵지 않게 내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출석체크를 했다. 이미 도착한 다른 알바님들과 함께 주로 어느 에이전시가 돈을 더 잘 주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불려지는대로 관객석에 앉았다. 촬영내내 화면에서 멀리 떨어져있어 큰 제약없이 계속 소곤소곤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것 같다. 

 

그렇게 기다리는 시간 + 실제 촬영시간 합쳐서 약 3시간정도 앉아있었고 일은 끝이 났다. 

 


이 후의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추측성으로 회고해 보자면, 일은 꽤 만족스러웠고 에이전시에서는 평일 잡을 몇가지 더 추천해주었지만 직장인인 나는 거절하고 이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평일 알바로 받았던 일은 범죄수사물에서 부검의 역할이었는데 장소가 피하비치 근처였고, 거리가 좀 더 있어서 였을까 금액도 더 후했다. 

 

나는 무료알바 단계에서 일을 그만둬서 실제 정산은 받지 못 했지만 매 월 단위로 정산이 이뤄지는듯 했다. 

 

이 일을 경험해보며 느꼈던 점은 

내가 구직활동하던 시절, 매우 힘들었던 시절에 이걸 했더라면 조금 더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었을것 같다는 점과, 

호주 워킹홀리데이 시절에도 이 알바를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것이었당...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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